시간이 지날수록 책을 읽고 사유를 넓혀가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점점 더 어렵다고 느낀다. 독서모임은 쉽게 만들어지고 사라진다. 책임, 의무, 의미 등 깊게 생각하고 삶에 적용하고, 다시 생각하고 적용하고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단어들이 점점 다른 가치에 자리를 내어주는 느낌이다.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사유하는 분들과 자리를 함께 하고 싶어서 독서모임을 만들었고 첫 모임의 책으로 채사장 책을 선정했다.
소마 / 채사장 / 웨일북
저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
밀리의 서재에서 책을 봤기에 페이지 표기는 생략하고 구절만 가져왔다.
소설에서 한 인간의 인생의 여정을 따라간다. 수십 년의 시간을 짧은 분량의 페이지에 담았다. 그리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묘사했다. 독자들은 이러한 제한된 서사 속에서 강렬함을 느끼게 된다. 반대로, 많은 것을 담았기에 어떤 측면에서는 깊이감의 부재도 느끼게 된다. 책의 의도대로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지만 어린이용을 탄 느낌이랄까.
'누구나 삶의 여정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. 하지만 언젠가는 본래 자신의 길을 찾게 되지. 그러니 걱정의 시간도 후회의 시간도 너무 길어질 필요는 없다.'
이 시대의 정신에 묶여있는 인간들은 살아가면서 위 구절에 공감하지 못할 사람은 없어 보인다. 내 삶의 여정은 어디쯤인가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만든다. 길을 잃은 사람에게는 위로를, 다른 사람에게는 공감을.
'자신의 텅 빈 마음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이오페가 즐거워하는 모습에 쉽게 채워졌고 충만해졌으며 흘러넘쳤다.'
삶의 여정에는 반드시 타자가 존재한다. 내 삶의 무게가 힘들어 느끼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도 느끼지 않을까? 내가 누군가의 삶의 무게를 덜어 줄 수만 있다면 그 반대도 성립하지 않을까? 거기서 진정한 유대, 신뢰, 사랑을 느끼는 건 아닐까? 소마의 인생을 따라가며 저자는 인간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. 나 또한 동의한다. 그리고 많은 의문이 든다.
저자의 메시지는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
난 채사장의 사유가 좋다. 인간적이고 명료하며 전달력이 탁월하다. 하지만 이번 책은 소설 형식이라 그런지 몇 가지 아쉬움이 생겼다. 짚진 않겠다. 다음 책이 언제 출간될진 모르겠지만 그때도 같은 것을 느낀다면 모를까..
내 삶을 대하는 내 태도에 불만족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. 그래서 분명한 위로를 받았다. 이러한 위로는 다른 책에서도 받을 수 있는가? 그렇다. 그렇다면 이 책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생각해 봤다. 내 지금 상태는 팬심인 거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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